황후 Empress (2026)

 


새 몸, 2026, 종이에 먹과 안료, 247.5×160.6cm(족자 325×189cm), 호암미술관 커미션, 사진: 김연제

New Body, 2026, Ink and pigment on paper, 247.5×160.6cm(scroll 325×189cm), Commissioned by Hoam Museum of Art. Photo: Yeonje Kim.





불교에서 전해지는 <구상도>는 일본 헤이안 시대의 단림황후의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.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제행무상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부패의 과정을 총 아홉가지의 장면으로 묘사한다.

내가 <구상도>에서 눈여겨 본 부분은 서로 다른 아홉가지의 상태가 하나의 조형적 조건처럼 보인다는 부분이었다. 또 9라는 수의 구성이 내포하고 있는 완결성이다. 

나는 그동안 <구상도>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의 작업을 진행해왔다. 그 중 <구체>(2024~2025)는 <구상도>에서 보여주는 몸의 선형적 변형의 과정을 양방향(정<-중->부)로 재설정한 작업이다. 그동안 <더미> 작업에서 정(정형)-부(비정형)의 개념을 조형화하려 했던 시도들 이후, <몸> 연작에서는 일정한 질서를 통해 하나의 몸이 구현되는 조건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. <구체>(2024~2025)는 그 연작의 출발점으로 '정(정형)-중립-부정(비정형)'의 스펙트럼을 아홉가지로 양태로 드러내고자 했다.

<새 몸>(2026)은 <구체>가 <구상도>에서 출발한 작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. 원래의 <구상도>가 황후의 몸에서 출발한 것이라면, <새 몸>은 <구체>의 아홉가지 몸에서 황후의 몸을 역추적하고 있다. <구체>의 아홉가지 몸에서 하나의 부위씩 가져와 하나로 재조립한다. 이렇게 구성된 하나의 몸은 정과 부정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새로운 몸으로 거듭난다.




2026 아트스펙트럼 《방이있고모든라디오가각기다른주파수를향하고있다》, 설치 전경, 호암미술관 커미션. 사진: 김연제.

2026 Art Spectrum,ARoomWhereEveryRadioIsTunedtoDifferentStations, installation view, Commissioned by Hoam Museum of Art. Photo: Yeonje Kim.